오늘날 그리스도인들 사이에서도 이슬람에 대한 많은 혼돈이 있다.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이란에서 발생하는 그리스도인에 대한 박해와 폭력과 차별, 그리고 얼굴 전체를 덮는 니캅(niqab) 착용을 반대하는 유럽 내 움직임은 이슬람법(shari‘a, 샤리아)이 무슬림에게 극단적으로 적용되는 모습을 보여 준다. 이와 달리, 알카에다와 기타 조직의 새로운 테러 계획에 관한 뉴스와 더불어 ‘이슬람은 평화의 종교’라는 대중매체의 보도도 간간히 나온다. 대체 무엇이 진실인가?
사실 이슬람 역사는 무슬림들이 인식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 이슬람법은 무함마드 사후 3세기 후에야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6개 법학파로 나뉘어 발전했는데, 학파 간 이견은 매우 분분하다. 이슬람법은 ‘적용 법학’(피크, fiqh)이다. 코란과 선지자의 교훈이나 순나(Sunna)에서 뽑은 내용으로, 경건한 인간 사회를 위한 알라의 이상적 청사진을 제시한다. 그러한 의미로 이슬람법은 ‘샤리아’라 불린다.
그러나 이슬람법 중에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헌법’과 일치하는 내용은 극히 소수다. 사실상 초기 칼리프 통치 시대부터 제국 주변에서 일어났던 소규모 왕국들 그리고 거대한 오스만 제국에 이르기까지, 무슬림 사회의 역사는 법학자(울라마)와 정치 지도자 간에 지속되는 줄다리기 싸움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들은 거의 항상 사이가 좋지 못했다.
오늘날 무슬림 나라들은 모두 근대국가이고, ‘국제법’으로 간주되는 UN 협약에도 서명했다. 그런데 대부분 독재국가다. 그러나 2001년부터 2007년 사이, 35개 무슬림 국가에서 여론조사를 시행한 갤럽 통계에 따르면, 대부분 무슬림은 이슬람과 민주화와 양성평등과 언론 자유의 보장을 자유 번영 국가의 핵심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들은 이러한 가치를 서구가 제시하는 기준에 따라 시행하는 것을 거부할 뿐이며, 자기 전통에 따라 적용하기를 원한다.
세계화란 재화, 자본, 이민, 정보 등 모든 방면에서 전례 없는 이동이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세계화는 무슬림 사회뿐 아니라 서구 사회에도 깊은 영향을 끼쳤다. 사회학은 확산되는 종교 부흥 현상에 대해, 세계화가 전통 종교를 탈영토화하는 방식에 대해 설명한다. 특히 무슬림에게 인터넷과 이민자 확산은 여러 방면에서 전통 이슬람을 새롭게 개정한다는 의미다.
분명한 점은 대부분 무슬림이 인간의 권리와 민주화에 대한 개념을 내면화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무슬림은 더욱 종교적이고 보수적으로 변모하고 있다. 특히 여성의 정숙함에 대해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오래된 문화 표식을 떨쳐 내는 것을 ‘이슬람다운가 아닌가’에 중점을 두는 새로운 신앙으로 받아들였다. 그 수는 적으나 영향력이 큰 소수집단 ‘살라피파’는 서구에 거주하지만, ‘샤리아의 완전한 적용’을 주장한다. 여기서 말하는 샤리아란 가족 관계와 후두드 형벌(도둑질한 자는 손목 절단, 배교자는 사형)과 각 종파별 행동 지침에 관한 법률 기관의 중세적 합의를 뜻한다. 지하드 전사도 여러 종파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많은 무슬림이 인류 평화를 위해 시민사회 활동에 뛰어드는 상황에서, 모든 무슬림을 ‘근본주의자’로 보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슬림 이웃에게 친구가 되어 주고,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며 배우고, 말과 행동으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우리는 무슬림이 살아 계신 메시아를 발견하도록 도울 수 있다. 예수님에 대해 거론할 때에는 무슬림의 문화와 종교적 맥락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따라서 무슬림과의 토론은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토론과 그 성격이 달라야 한다. 같은 메시지를 전하더라도 이를 전하는 방법에는 차이를 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