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매체 ‘시리아 디플리'(Syria Deeply)에 따르면 유럽에서 반 무슬림 감정이 확산하는 가운데 유럽을 떠나는 시리아 난민 수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초 유럽 민간단체들이 펴낸 ‘유럽의 이슬람포비아 보고서'(EIR)에 의하면 유럽의 교육, 고용, 언론, 정치, 사법체계, 인터넷 등 여러 방면에서 이슬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갈수록 늘고 있다.
EIR은 “이슬람포비아는 점점 더 현실이 돼 가고 있다”며 “언어적 적대감 단계를 넘어 물리적 적개심이 일고 있다. 유럽에 사는 무슬림들은 학교, 일터, 사원, 교통시설, 길거리 등 매일 일상에서 이를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으로 유입되는 시리아 난민 수와 비교해 유럽을 떠나는 난민들의 수가 여전히 현저히 적은 건 사실이다. 2011년 3월 이후 시리아인 약 88만5000명이 유럽으로 넘어와 망명 신청을 했다.
난민들 대다수는 육로를 통해 먼 길을 걸어 힘들게 유럽으로 진입했다. 하지만 난민들을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으로 일부는 터키 등 인접 지역으로 ‘역이주’를 택하고 있다.
독일로 망명을 왔다가 터키로 다시 이주한 시리아 난민 아부 모함마드는 “독일에서 망명이 허가돼 1년 반을 지냈는데 이 곳 역시 우리가 상상하던 ‘약속의 땅’이 아님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 영주권을 포기한 이유 중 하나는 아내가 머리두건을 썼다는 이유로 받은 모욕 때문”이라며 “아랍인들과 무슬림에 대한 증오의 물결이 늘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독일 내무부 통계를 보면 지난해 이주자와 난민을 표적으로 한 공격이 하루평균 10건 발생했다. 정치력을 강화하고 있는 극우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은 노골적으로 시리아 난민 추방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을 떠나는 난민의 규모가 어느정도인지는 구체적으로 집계가 되지 않고 있다. 많은 이들이 그리스 등을 통해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유럽을 빠져나가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유럽을 등진 난민들이 향하는 곳은 고향인 시리아가 아니다. 대다수는 유럽 국가들과 가까운 터키로 발걸음을 옮긴다. 유럽에서 터키로의 역이주를 도와주는 밀입국자들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상황이 열악하긴 마찬가지인 수단으로 향하는 난민들도 나타났다. 스웨덴을 떠나 수단으로 거처를 옮겼다는 한 시리아 남성은 이곳에서라면 비자도 필요없고 시리아에 있는 가족들과 상봉하기 더 쉬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슬람국가인) 수단이라면 유럽보다는 우리에게 환경이 더 나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어디를 가든 시리아인들이 불행에 시달리는 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from : news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