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란에 보면 이런 구절이 있다. “왜 그들은 코란을 숙고하지 않느뇨 만일 그것이 하나님이 아닌 다른 것으로부터 왔다면 그들은 그 안에서 많은 모순을 발견했으리라”(쿠란 4:82 최영길역) 쿠란에 모순이 없는 것은 쿠란이 알라로부터 계시 받은 증거라는 이 구절은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일 쿠란에서 모순을 발견한다면 이는 참된 신의 계시가 아니라는 역증거가 되는 것이다.
먼저 예수의 탄생에 관계된 마리아의 문제를 살펴보자. 성경과 쿠란은 동일하게 예수의 동정녀 탄생을 지지하고 있다. 이 부분은 성경과 쿠란이 일치하는 몇 안 되는 중요한 주제들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아랍어 원문 쿠란에는 예수의 모친을 마리얌(Maryam)이라고 기록하고 있고, 그녀가 아론의 누이와 같은 인물이라고 선언한다(쿠란 19:27~28). 물론 한글로 번역할 때는 예수의 모친을 마리아(Mary)라고 번역하고 있기 때문에 그 차이를 발견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얼마 후 그녀는 그 아들을 안고 일족의 사람들에게 왔다. 모두들 말하였다. 마리아여 그대는 큰 일을 저질렀다. 아론의 누이여 너의 아버지는 악인이 아니었고 너의 어머니는 음탕한 여자가 아니었는데”(쿠란 19:27~28 김용선 역)
“그리하여 그녀는 그를 데리고 사람들에게 갔느니라 저들은 말하기를 ‘오 마리아여 그대는 이상한 아이를 데리고 왔노라.’ ‘오 아론의 자매여 그대의 아버지는 사악한 사람이 아니었으며 그대의 어머니도 행실이 나쁜 여자가 아니었노라!’라고 하였노라“(쿠란 19:28-29 이슬람 국제출판국 역)
“얼마 후 그녀가 아들을 안고서 사람들에게 나타나니 마리아여 너는 이상한 것을 가지고 왔구나라고 조롱하더라. 아론의 누이여 너의 아버지는 나쁜 사람이 아니었고 네 어머니도 부정한 여자가 아니었노라”(쿠란 19:27-28 최영길 역)
이것은 성경과는 너무나 다른 이야기이다. 성경에는 예수의 모친의 이름은 마리아(Mary)이며 아론의 누이는 미리얌(Miriam)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예수의 모친 마리아는 갈릴리 해변에 살았었고 출산을 위해서 잠시 베들레헴에 갔다가 출산 후 이집트로 피신했다가 다시 갈릴리 해변에 있는 가버나움에서 살았다.
그리고 구약의 모세와 아론의 누이 미리얌은 예수의 모친 마리아보다 1450년 전에 이집트에서 살던 사람이었다. 이 두 사람은 지리적으로 이집트와 이스라엘 이라는 거리상의 차이가 있고 시대적으로 1450년 이라는 시간상의 차이가 있는데 어떻게 같은 시대의 같은 장소에 있었던 한 인물로 소개하고 있는 것인가.
코란을 한국어로 번역한 최영길 교수는 이 문제에 대해서 “모세의 형인 아론은 이스라엘 최초의 성직자였다. 마리아와 그녀의 조카 엘리자베스(요한의 어머니)도 성직자 가문이며 아론의 자매이자 또한 이므란(아론의 아버지)의 딸이기도 하다. 마리아의 가문은 훌륭한 혈통의 가문이었으므로 마리아는 그녀 부모의 훌륭한 윤리관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믿음이 없는 자들은 그녀의 가문을 욕되게 하려 하였다”라고 주석하고 있다. 이 주석을 보면 예수의 모친 마리아가 아론의 누이와 같은 인물이라고 주장하는 무함마드가 말하는 쿠란의 내용을 그대로 인정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한편 이슬람국제출판국 번역본 쿠란에는 그 구절을 매우 장황하게 주석하면서도 아론의 누이 마리얌이 예수를 낳았다는 것에 대해서만은 전혀 언급이 없다. 왜 이렇게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 일체 언급이 없을까? 쿠란에 이러한 기록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게 되면 좋을 것이 없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일까.
아무리 그들의 주장을 수용하고 인정해 주고 싶어도 인정해 줄 수 없는 것은 예수는 유다 지파 다윗의 가문에서 탄생했는데 아론은 레위 지파에서 태어난 인물이다. 유대인들은 다른 지파의 사람들과 결혼하지 않고 같은 지파 안에서만 결혼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민 36:7~9) 아론의 누이가 낳은 사람은 레위지파여야 하는데 예수가 유다지파인 다윗의 혈통이 아닌 레위지파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나 황당한 주장이다.
재미있는 것은 쿠란에 분명히 마리얌으로 기록되어 있는 것을 한글로 번역된 3개의 번역본(김용선역, 이슬람국제출판국역, 최영길역)들이 모두 마리아로 고쳐서 번역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마리얌이 틀렸다는 것을 스스로 간접 인정하는 행위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나 이란의 샤키르(Shakir)의 영문 번역본에는 마리움(Marium)으로 번역하고 있으며 힐럴리(Al-Hilali)의 영문 번역본에는 마리얌(Maryam)으로 번역하고 있다.
이 중요한 주제에 대해서 2006년에 제2수정판을 낸 김용선 박사의 한글 코란 번역에는 “실제로는 미리얌이지만, 무함마드는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를 이 미리얌과 혼돈하고 있는 것으로, 성서에 관한 그의 지식이 부정확한 것을 말해 줌”(김용선, 국내 최초 한글판 완역 코란, 명문당, 2006, p328)이라고 주석해 놓고 있다.
이는 대단한 용기라고 생각된다. 무슬림으로서 무함마드의 계시가 틀렸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것은 대단히 보기 드문 경우다. 무슬림들이 보통 성경과 쿠란의 내용상의 차이가 있을 경우에는 항상 성경이 변질되었으며 쿠란이 참 진리라고 주장하는 것에 비해 무함마드의 성경에 대한 지식이 부정확했기 때문이라고 솔직히 인정하는 김용선 박사의 용기는 높이 평가하고 싶다.
(from : christiantoday.co.kr)